갈릴레이의 망원경 부르멘베르크가 갈릴레이의 저작 서문에 쓴 망원경에 대한 글을 읽다. (Galileo Galilei, Sidereus Nuncius : Nachricht von neuen Sternen, Shurkamp 2002) 그에 의하면 망원경은 다만 그를통해 갈릴레이가 코페르니쿠스 우주론을 증거할 천체들을 발견하고 관측할수 있었다는 점에서 뿐 아니라, 망원경을 통한 세계의 관찰.. 물건과 문화 2004.02.03
지식과 기억 한 권의 책을 읽고 난 그 책을 이해한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누군가 그에대해 물어오면 난 그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그 책을 통한 나의 앎은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앎이란 곧 '기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점점 나를 옥죄어온다. 지식은, 내가 그것을 기억하고 있지 않는다면, 나의 .. 기억과 망각 2004.01.26
치정사건과 사적인 복수 엽기적이라 불릴만한 치정사건들이 한창이다. 자신의 남편과 바람을 핀 고교 동창생 자식들을 목졸라 죽인 여인, 자신과의 연정관계를 청산하려던 남자에게 끓는 물을 부은 40대 아줌마, 내연관계 남자가 자신을 떠나려 하자 그의 아이들에게 청산가리를 먹여 살해한 20대 여인들. 한국사회에서 이렇게.. 시론 2004.01.03
기억과 기억의 메타포 우린 기억이라는 인간활동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우리 머리 혹은 육체 속에서 일어나는 저 복잡한 인지과정을 우린 다만 비유적으로, 즉 메타포를 통해 이해할수 밖에 없다. 그리고 서양 철학사에서 기억의 문제를 다룬 모든 철학자들은 그가 기억을 이해하기 위해 채택한 메타포의 틀을 통해 기억에 .. 기억과 망각 2003.12.24
붙잡힌 후세인 그후... 동상과 거대한 초상화로만 그 얼굴을 접할 수 있던 이라크의 독재자 후세인이, 빗지않아 헝클어진 머리와 다듬지 않은 지저분한 수염에 파묻힌 한 명의 기진맥진한 늙은이의 모습으로 티브이 화면에 등장했다. 사담 후세인이 붙잡혔다는 사실 자체보다도, 오히려 저 악명높은 부시의 '악의 축'이었던 .. 시론 2003.12.17
체제와 이념을 넘어선 역사적 연속성 베를린 국립 도서관 연감ㆍ서지 코너에는 ‘독일 대학 학위논문 연감’이 있다. 매년 독일의 전 대학에서 배출된 분야별 학위 논문들의 저자와 제목을 수록한 이 연감은 1885년 당시 학술담당 장관의 명령으로 착수돼 1887년 1월 베를린에서 그 첫 권이 출간됐고, 이후 110여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계속 이.. 베를린, 베를린 2003.12.09
송두율과 서사의 시간성 송두율은 자신의 노동당 입당과 북한의 돈을 받은 사실을 나중에서야 이야기했고 이제 그것이 문제가 되었다. 근데, 그는 어쩌면 계속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던 중이 아니였을까? 추리소설작가는 자신의 작품에서 범인이 누구인지를 결코 처음에 밝히지 않는다. 그는 사건의 정황과 배경, 피해자의 .. 시론 2003.10.08
<번역> 발터 벤야민의 "경험" 아래의 글은 젊은시절 당시 독일의 청년운동에 깊이 관여하고 있던 벤야민이 1913년 청년운동 잡지 &#8222;출발“Anfang에 썼던 글입니다. 많은 것을 생각해 주는 글이라서 여기 올려봅니다. '경험'이라는 무기로 우리들을 밀어붙이는 어른과 기성세대의 태도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바가 없는 것 같군요. .. 읽을수 있는 세계 2003.09.28
의식과 삶의 합리화 급속한 외재적 합리화의 과정 속에서 한국인들은 그들의 삶 속에 뿌리박고 있던 의례 Zeremonie들을 던져버렸다. 삶의 순간 순간 마다의 이행과 그로부터의 사회적 책임감을 상징적으로 체험하며, 가족과 공동체 성원들간의 유대를 확인하게 해 주던 많은 의례들은 미신적이자 비합리적인 것, 나아가 실.. 소통과 삶 2003.09.26
베르그송과 개그 콘서트 앙리 베르그송의 &#8218;웃음‘을 읽었다. 웃음, 희극적인 것이 생명적인 것에 덧붙여진 기계적인 것에서 나온다는 통찰은 놀랍다. 변화하는 상황과 현실에 대해 방심하고, 습관적으로 익숙해진 덕택에 발생하게되는 행위들이 희극적인 행위, 웃음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의자에 앉으려다가 엉덩방아.. 읽을수 있는 세계 2003.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