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시간, 메시아주의 무엇인가를 기다리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시간은 질적으로 서로 다른 두 차원으로 분기한다. 내가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지금의 시간과 저 무엇인가가 도래함으로써 시작하게 될 새로운 미래의 시간으로. 이를통해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지금의 시간은, 우리가 기다리는 그것이 조금이라도 빨리 .. 기억과 망각 2006.04.16
과거, 역사, 기억에 대한 단상 당선된 이후 계속 반유대주의적, 반 이스라엘적 발언으로 서구 세계에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란 대통령 Ahmadineschad 는 최근 ‚홀로코스트’는 서구 세계 – 그에게 ‚서구세계’란 곧, 이슬람 세계에 대립되어 있는 ‚이스라엘 및 유대인들의 세계’를 지칭하는 것인.. 기억과 망각 2005.12.18
무시간과 무장소의 장소로서의 박물관 박물관은 물건들의 대도시다. 거기엔 자신이 원래 속해있던 장소와 시간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물건들이, 마치 태어나 살던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 몰려든 실향민들처럼 모여있다. 자신이 있던 장소를 떠나 여기, 인위적이고 제도적인 장소 박물관에 모인 저 물건들은, 다만 명찰처럼 붙어있는 안내판.. 기억과 망각 2005.11.07
기억과 사진 기억은 세계에 대한 우리 지각의 흔적이다. 살아가는 동안 어쩔수 없이 이 세계를 지각하고 체험해야만 한다면, 기억은 우리의 삶이 우리의 육체 속에 남겨놓은 이 세계의 흔적들이기도 하다. 때로 우리는 기억을 위해, 기억만을 위해 지각하기도 한다. 헤어져야 하는 친구를, 사별하는 부모를, 먼길을 .. 기억과 망각 2005.07.21
과거라는 이름의 혐의자 한국의 역사는 우리로 하여금 우리 자신의 과거에 대해 늘 혐의와 의심과 회의를 갖게 만들었다. 그것이 일제 시대의 왜곡된 역사교육에 의해서건, 우리 스스로가 갖게된 자아 정체성 때문이건,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늘 무언가 께림찍하고 떳떳하지 못한 배반과 굴종과 대립과 갈등의 혐의자로 보는.. 기억과 망각 2004.07.14
저장과 기억 저장은 내가 입력한 것이 내가 그것을 다시 필요로 할때 온전하게 다시 불러내어질 수 있는 무시간성을 특징으로 갖는다. 난 무엇인가를 저장하고, 그렇게 저장된 것은 이후 언제든지 내가 필요한 순간에 저장된 상태 그대로 다시 불러내어질 수 있어야 한다. 반면 기억은 내가 그것을 나의 기억 속에 .. 기억과 망각 2004.06.02
책 속에 숨겨진 책 : 발견된 발터 벤야민의 글들 벤야민의 글들과 그리고 그 글들이 1978년부터 출판되기 시작한 발터 벤야민 선집에 수록되는 과정은 그 자체가 그야 말로 하나의 미로찾기 작업과 같았다.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글들이 뜻밖에 발견되는가 하면, 이미 출판되었던 동일한 글의 다른 수정본이 발견되기도 했다. 나아가 동 베를린에 보관.. 기억과 망각 2004.04.05
이방인 나찌 독일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 낯선 땅에서 그 자신 이방인으로서의 삶을 살아야 했던 독일출신 사회학자 알프레드 슈츠는 „이방인 Der Fremder „이란 글에서 이방인을 '현지인들과 공통의 기억을 공유하지 않는 자'로 정의한다. 말하자면, 이방인은 자신이 그 속에서 살.. 기억과 망각 2004.03.31
지식과 기억 한 권의 책을 읽고 난 그 책을 이해한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누군가 그에대해 물어오면 난 그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그 책을 통한 나의 앎은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앎이란 곧 '기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점점 나를 옥죄어온다. 지식은, 내가 그것을 기억하고 있지 않는다면, 나의 .. 기억과 망각 2004.01.26
기억과 기억의 메타포 우린 기억이라는 인간활동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우리 머리 혹은 육체 속에서 일어나는 저 복잡한 인지과정을 우린 다만 비유적으로, 즉 메타포를 통해 이해할수 밖에 없다. 그리고 서양 철학사에서 기억의 문제를 다룬 모든 철학자들은 그가 기억을 이해하기 위해 채택한 메타포의 틀을 통해 기억에 .. 기억과 망각 2003.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