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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묵 <K-뮤지컬>

임찬묵의 뮤지컬>을 어제 저녁 하루만에 읽었다. 꽤 오랜 시간에 걸쳐, 일을 하면서 쓴 글이라 일부분에서는 동일한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르거나, 정리되지 않은 입장과 관점들이 눈에 뜨였다. 그래도 술술 읽히는 짧은 문장, 잘 알지 못했던 ‘한국의 뮤지컬’ 세계에 대해 많은 걸 알려준다. 무엇보다 ‘뮤지컬’이라는 용어부터 문제다. 국내에서는 ‘뮤지컬’이 하나의 독립적인 ‘장르’로 언급되고 연극 등과 구별되어 사용되지만 미국/영국에서 뮤지컬은 ‘연극’으로 분류된다. 오페라와의 차이는 근본적으로 뮤지컬의 대중성과 상업성에서 기인한다. 모두가 뉴욕 브로드웨이를 뮤지컬의 뿌리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실제로 뮤지컬을 오늘날처럼 성장시키게 한 것은 웨스트 앤드, 곧 영국의 뮤지컬 – 캣츠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 ..

카테고리 없음 2026.05.31

보스토크 53호 <자해 그리고 자살>

보스토크 53호는 자해 그리고 자살>을 특집으로 삼았다. 책장을 들추면 사라 내번의 사진이 나온다. 피묻은 마스크, 피처럼 보이는 안료로 벽에 남긴 기괴한 낙서, 오래 걷거나 뛰어 물집 잡힌 발, 허름한 침대에 벌거벗은채 누워 팔로 얼굴을 가린 작가의 모습이 담겼다. 이 사진들 곁에 이런 텍스트가 있다. “이 사진을 찍고, 또 사진 속에 등장하는 사라 내번은 양극성 장애로 집과 병원을 오가는 가운데에서 카메라를 들었다. 일기를 쓰듯이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낸 사진들은 웃음과 울음이 교차하는 이미지처럼 충동과 삶의 의지 사이에서 진동한다. 내번의 작업은 일상에서 나타나는 자신의 증상을 해부학 실험처럼 카메라로 도려내 가감없이 들여다본다...작가는 카메라와 사진을 통해 필터링 없이 자신의 이미지와 대면한다...

스타니스와프 렘 <솔라리스>

하루종일 스타니스와프 렘의 솔라리스>를 읽었다. 1961년에 출간된 SF의 고전이다. 미래, 특정되지 않은 시기 인류는 ‘솔라리스’라고 이름지은 행성을 발견했다. 행성의 90% 이상이 ‘바다’로 이루어진 곳으로, 인류는 탐사대와 연구자들을 보내 이 행성에 대한 연구와 지식을 쌓아나갔다. 푸른 태양과 붉은 태양 주위를 자전하는 이 행성을 둘러싸고 수십년에 걸쳐 ‘솔라리스 학’이라 부를 학문 분야가 생겨났다. 이런 관심을 불러낸 이유는 이 바다가 말그대로 살아있는 생명체였기 때문이다. 끈적끈적한 유동성 액체로 이루어진 원형질의 바다는 “가까이 있든 멀리있든 관계없이 주변의 모든 형상을 모방”해 ‘미모이드’라 불리는 형태를 만들어내고, 나아가 화산 분화처럼 느닷없이 바다에서 출현하는 대칭체와 비대칭체를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