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수 있는 세계 94

제이 파라니, <벤야민의 마지막 횡단> : 벤야민을 키취적 인물로 만들기...

제이 피라니라는 미국 작가가 쓴 발터 벤야민 전기소설 <벤야민의 마지막 횡단>을 읽었다. 다른 글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던 벤야민 개인의 삶의 구체성이 소설가의 상상력을 통해 흥미롭게 구현되어 있다. 저자가 이 "소설‘을 위해 참고했던 벤야민의 글은 "베를린 유년시절‘, "모스크바 일기‘ ..

소리로 공명되는 대화와 사랑 : 황정은 <백의 그림자>

“네, 네, 네”, “어, 어”, “그래, 그래” 전화를 받는 사람들이 내 말을 듣기도 전에 거의 자동적으로 이렇게 발화한다. 이 말들 속에는 말을 하는 사람이 없다. 짧은 시간에 많은 일들을 해치워야하기에 그 말 속에 자신을 위치시키지 않는 그 바쁜 사람들에게 이 말은 그 속에 부재하는 화자를 대..

(2010년 11월 23일) 밥벌이의 신성함. 김 훈의 농경적 세계관

김장수는 바다 식품에 게장을 납품하는 하청업체 사장이었다. IMF이후 하청계약이 잘려 그가 운영하던 장수 식품은 문을 닫고, 그는 택시 운전사가 된다. 택시 운전사가 된 왕년의 하청업체 사장 김장수의 삶을, 김훈은 다음과 같이 요약해준다. &#8222;저녁반 택시는 오후 네 시부터 새벽 네 시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