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과 확신 살다보니, 그때부터 새로 알게되는 사실들, 새로 배우게되는 지식들이 이전에 형성된 나의 생각과 신념을 확증하는 증거들로만 받아들여지게 되는 순간이 온다. 그러면, 나의 지식이 이전의 모든 방황과 무입장,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드디어 세상의 모든 일들을 일관된 사유 체계 속에서 바라볼 수 있.. 미학적 인간 2005.11.13
왜 행복을 말하는 자는 행복하지 않는가 „행복 역시 진리와 다르지 않다. 행복은 우리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속에 있는 것이다...행복한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자신이 행복하다는 걸 알지 못한다. 행복을 볼 수 있기 위해서는 그는 그 행복으로부터 떨어져 나와야만 한다. 마치 (어머니의 모태로부터) 태어난 아이처럼. 나.. 미학적 인간 2005.07.03
이 세계와 벌이는 시간을 둘러싼 싸움 이 세상이 점점 더 정신을 차리지 못할 속도로 우리에게 온갖 즐길 것과 향수할 것들을 제공하면 할수록, 이 세계가 이전에 비해 점점 더 누릴만하고, 즐길만하며, 볼만하고, 먹을만하며, 향수할 만한 것들로 채워져 갈수록 우린 세상이 점점 더 살만한 곳으로 변해간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은 어쩌면 .. 미학적 인간 2004.06.10
끝나지 않는 시간, 끝나지 않는 고통 새로운 세계를 꿈꾸던 자들은 늘 새로운 시간을 갖고자 했다. 새로운 왕조는 이전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시간의 출발을 선언함으로써 시작된다. 새로운 세계는 결코 이전의 낡은 시간의 유산일 수 없다. 낡은 시간은 낡은 세계를 재생할 뿐이다. 새로운 세계는 새로운,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새 시.. 미학적 인간 2004.03.09
손톱 살갗처럼 스스로를 아프게함으로써 자신도 육체의 한 부분임을 신경질적으로 주장하지도, 그렇다고 배설물이나 분비물처럼 내 육체의 부산물이지만 별다른 저항없이 내 육체로부터 스스로 분리되어나가지도 않는, 그리하여 저 견고하게 석화된 피부를 부러뜨리거나 잘라내기 위한 특수한 도구를 필.. 미학적 인간 2004.02.24
쓰레기를 버리며 난 무엇인가 필요없는것, 혹은 내용이 남아있지않은 것들을 갖다버리기를 좋아한다. 1주일에 한번씩 혹은 두번씩 집안에 쌓아두었던 빈병이나 용기들을 갖다버리면서, 난 삶이란 이렇게 꽉차있던 무엇인가를 얼른 소비하고, 껍데기를 갖다버리면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언가 아직 .. 미학적 인간 2004.02.24
두개골 내 것, 오로지 내 것이나 내가 볼 수 없는 것 내 속에 있어 날 존재케 하나 내게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 다만 그를 둘러싼 얼굴 껍데기를 더듬는 손길에만 그의 윤곽을 드러내는 내가 죽어서야 비로소, 날 존재케 하던 자신의 소임을 마치고서야 비로소 내가 존재했었음을 이 세상에 확인시켜 줄 그.. 미학적 인간 2004.02.24
삶의 시간과 삶의 비극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바로 이 사실로부터 인간의 모든 비극이 출발한다. 낙원이 낙원인 것은 그곳에 모든 것에 대한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시간의 결핍으로 인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포기해야 하는 낙원 바깥의 세계에서와는 달리 낙원에선 모든 가능성들이 말 그대로 추구.. 미학적 인간 2003.05.15
삶의 세계의 자명성과 그에대한 의심 삶의 세계Lebenswelt의 자명함에 속하는 것 중 하나는 무엇보다도 내 육체의 자명성일 것이다. 나의 육체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육체와 그 구조나 기능에서 '동일'하다는 믿음은 이 삶의 세계 속에서 의식되지 않은채 자명한 것으로 전제되는 '의식 뒤편의' 믿음 중 하나다. 그와 내가 동.. 미학적 인간 2003.05.06
글쓰기 '허무한'이라고 내가 썼을때,바로 그 단어 뒤에 등장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다른 단어들의 조합은 내 머리 속에 독특한 느낌, 기억, 감정 혹은 착상 및 연상 등의 형태로 꾸물꾸물 피어나기 시작한다. 하나의 단어는 그것과 조합, 연결될 수 있는 수많은 다른 단어들과의 의미론적 관계 속에 서 있으며, .. 미학적 인간 2002.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