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agaskar : 사자와 얼룩말이 친구가 될 수 있는 이유 양념 통닭 포장지나 간판에서 우린 입맛을 다시며 웃고있는 닭 그림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 닭은 주방장 모자를 쓰고 조끼까지 차려입은 채 한 손엔 포크 혹은 숟가락을 들고 자기 앞에 놓여진 맛있게 튀겨진 치킨을 막 먹으려고 하는 참이다. 이만큼 흔하지는 않지만 우린 고기집 간판들에.. 읽을수 있는 세계 2005.09.23
지식, 암기, 인문학 전문가와 딜레당트 비평고원 카페의 로쟈님의 글을 통해 니체 저작을 달달 외웠다는 니체 연구가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시아 변방의 작은 나라에서 니체를 연구하겠다고 온 학생에게 저작을 외우라고 요구했던 그 독일대학 철학과 교수의 (외국인 멸시적인) 오만함과 그 이야기를 듣고 정말 니체의 저작을 ‚어느 .. 역사, 인물 2005.09.03
서커스와 잃어버린 낙원 지난 가을 아이와 함께 서커스를 보고오다 문득, 저 서커스 천막 안의 공간은 잃버린 에덴동산에서의 삶을 재현하는 작은 현실의 파라다이스가 아닐까 생각했다. 사자, 코끼리, 호랑이 등의 맹수들이 인간의 명령에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불이 붙은 링을 뛰어넘고, 물개, 말, 원숭이, 개 들이 인간과 .. 물건과 문화 2005.08.31
데카르트와 흡연 경고문 베를린에 놀러온 사촌동생이 가져다 준 한국 담배갑에는 „건강을 해치는 담배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라는 점잖은 경고문이 써있다. 담배갑마다 적혀있는 저 경고문이 흡연자의 건강을 염려하는 담배회사의 친절한 배려의 소산이 아니라는 걸 고려하더라도 ‚어쩔수 없지 않느냐는 .. 물건과 문화 2005.08.03
기억과 사진 기억은 세계에 대한 우리 지각의 흔적이다. 살아가는 동안 어쩔수 없이 이 세계를 지각하고 체험해야만 한다면, 기억은 우리의 삶이 우리의 육체 속에 남겨놓은 이 세계의 흔적들이기도 하다. 때로 우리는 기억을 위해, 기억만을 위해 지각하기도 한다. 헤어져야 하는 친구를, 사별하는 부모를, 먼길을 .. 기억과 망각 2005.07.21
해부학 책을 보면서 우리가 우리 자신의 육체에 대해 ‚아는’ 것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육체에 대해 가지고 있는 표상들에 다름 아니다. 해부학 도판에 그려져 있는 저 익명의, 열려 속이 까발겨진 육체는 지금까지의 인류의 인간 육체에 대한 지식들의 소산이다. 우린 우리 스스로가 들여다보지 못하는 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2005.07.18
왜 행복을 말하는 자는 행복하지 않는가 „행복 역시 진리와 다르지 않다. 행복은 우리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속에 있는 것이다...행복한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자신이 행복하다는 걸 알지 못한다. 행복을 볼 수 있기 위해서는 그는 그 행복으로부터 떨어져 나와야만 한다. 마치 (어머니의 모태로부터) 태어난 아이처럼. 나.. 미학적 인간 2005.07.03
이메일에 붙어있는 추신 - 누군가 내게 보내 온 이메일에 „추신“이 달려있다. „추신“ 혹은 „덧붙임“을 통해 쓰여진 것은, 이미 완결된 본문 속에는 통합되지 못한, 잊혀졌던 것, 탈락되거나 결핍된 것들이다. 이렇게 잊혀지고, 탈락된 것들은, 그들 때문에 이미 완결적으로 쓰여진 본문을 다시 쓰거나 .. 언어,문자, 미디어 2005.06.26
왜 사랑은 지침서를 필요로 하는가. „나는 네가 원하는 것을 원해“. 니클라스 루만이 말하는 현대 사랑의 의미론의 정식이다. 어느 시대나 사랑이 있었다고 해서 어느 시대나 다 동일한 방식으로 사랑을 했었던 것은 아니다. 인간의 다양한 소통의 한 형태로서의 사랑은 그 시대가 가지고 있던 소통방식에 따라 늘 서로 다른 의미.. 읽을수 있는 세계 2005.06.22
칸트와 부부관계 기독교적 전통에서 부부는 종교개혁 이전까지는 성스러운 대상이었다. 부부의 관계를 예수와 교회와의 관계와 비교하기도 했던 신약성서의 우화가 그를 보여준다. 부부의 평생가약은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때까지“라는 결혼예식의 전형구를 통해 정의되었고 그러한 부부의 본래적 목적은.. 읽을수 있는 세계 2005.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