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1년 2001.1.2. 년 동안 사람은 정말 많은 것을 배울수 있구나 하고, 이제 꽉찬 1살인 녀석을 보며 생각한다. 녀석은 벌써 제 발로 서서 걸어 다니며, 자기 장난감과 인형들을 기억하며, 노래가 나오면 박수를 치며 따라 부르려 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애정을 베풀줄 알며,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들을 그리워할.. Kindergarten 2005.10.30
적응 2001.1.2. 부모의 쓸데없는 걱정따위완 아랑곳없이 녀석은 우리 중 그 누구보다도 이 낯선 사회에 아무렇지도 않게 적응해 나간다. 불편한 비행기 안에서 잠도 자지 못한 녀석이 단 며칠 사이에 제 엄마보다 먼저 8시간의 시차를 훌쩍 극복해버렸는가 하면, 새로운 집과 환경에도 익숙해져 제집처럼 이리저리 뒤.. Kindergarten 2005.10.30
아이에 대한 기대 2001.1.21. 아이는 하나의 전체다. 아이는, 내가 갈망했으나 이루지 못한 미래이자, 내가 얻고자 했으나 얻지 못한 능력이다. 아이는 내가 가고자 했으나 가보지 못한 곳이자, 내가 추구했으나 해내지 못한 목표이다. 아이는 내가 해내지 못한 모든 가능성들을 그의 미래 속에 고스란히 담지하고 있는, 저 찬란한 .. Kindergarten 2005.10.30
상봉 2000.12.21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험했을 12시간의 비행끝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밟아보았을 저 낯선 이국의 공항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험해보았을 사람과의 이별, 그리고 재회... 그러나, 녀석은 아무렇지도 않게 저 '난생 처음'의 극적인 순간들을 자기 삶속에 슬쩍 편입시켜버렸다. 그리고, 난 다시 예전의 .. Kindergarten 2005.10.30
독일의 아가들 2000.10.30 이곳에선 한국에서보다 아가들을 볼 기회가 많다. 햄버거를 사먹으로 간 맥도널드에서, 영화관에서, 지하철 안에서, 혹은 버스안에서, 심지어 학교 구내에서도... 독일인의 출생률이 한국보다 높아서 일거라고? 아니다. 그건 독일이 아이들을 함께 데리고 다니기 편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우선 기본적.. Kindergarten 2005.10.30
무제 2000.10.20 내가 영어를 잊고, 한국어로 글쓰기가 서툴어지고 - 그렇다고 독일어가 그에 비례해 느는 것도 아니지만 - 아가와 함께 노는 법을 점점 잊어 갈수록, 아가는 말이 늘고, 더 많은 것을 원하고, 내가 안아 일으키기에도 점점 무거워질터... 녀석은 지금 뭘하며 놀고 있을까? Kindergarten 2005.10.30
전화통화 2000.10.10 어쩌면 녀석은 아빠를 전화통과 혼동할지도 모른다. 녀석과 떨어져 지낸지 한달 여, 녀석에겐 내가 엄마와 통화할때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로만 여겨질테니까. 녀석이 자고 있지 않으면, 엄마 곁에서 종알종알 소리를 내거나, 졸려서 징징거리거나 엄마에게 매달려 칭얼거리거나 하며, 엄마의 전.. Kindergarten 2005.10.30
떼쓰는 아가 2000.8.17 아침에 눈을 뜨고 밥을 줄때까지 장난감을 들고 혼자 곧잘 놀곤하던 녀석이 요즘 떼를 쓰기 시작한다. 잠시라도 엄마, 아빠가 보이지 않으면 징징거리며 우는 소리를 내다가, 안거나 업어주어도 녀석이 원하는 것을 안들어주면 몸을 뒤로 제끼며 소리를 낸다. 복숭아건 과자건 이유식이건 밥이건 손에 .. Kindergarten 2005.10.30
금지하는 부모 2000.7.29 녀석의 움직임이 활발해질수록 녀석에게 가해지는 제재도 커진다. 화장대를 딛고 끙하고 일어서 휘청거리며 화장대 위 물건들을 잡으려고 몸을 뻗치거나, 엉금엉금 기어나와 화장실 앞에 놓여있는 걸레나 매트를 집어 입에 넣으려하거나, 밥상위에 놓여있는 뜨거운 찌게그릇에 손을 집어넣으려 하거.. Kindergarten 2005.10.30
외계에서 온 아이 2000.7.19 어쩌면 녀석이 외계인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은 하루 하루 깜짝놀랄만하게 발달해가는 녀석의 모습을 보고 난 이후였다. 푹 꼬꾸라지던 고개를 잠시 들고있는가 했더니, 다음날엔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사방을 둘러보게 되는가 하면, 손가락으로 바닥만 긁어대던 녀석이 어느새 온 집안을 기어다.. Kindergarten 2005.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