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녀석이 외계인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은 하루 하루 깜짝놀랄만하게 발달해가는 녀석의 모습을 보고 난 이후였다.
푹 꼬꾸라지던 고개를 잠시 들고있는가 했더니, 다음날엔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사방을 둘러보게 되는가 하면, 손가락으로 바닥만 긁어대던 녀석이 어느새 온 집안을 기어다니며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두들기며 빨아대는 것이다. 더 극적인건 바로 전날 깍아주었던 손톱이 다음날이되면 2미리 이상 자라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상에 이 정도의 발달속도를 지닌 생명체가 있을까. 녀석은 혹 엄청난 속도로 자전하는 저 외계의 발달된 별에서 엄마의 뱃속으로 공간 이동해 태어난 것은 아닐까.(갖은 이변을 일으키는 녀석들에게 이 정도는 석상하나 만드는 것보다 쉬운 일일것이다.)
그렇다면, 녀석은 어떤 목적을 띠고 우리에게 태어났을까? 매일 매일 녀석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과 즐거움을 생각하면, 좋은 의도를 갖고있을것 같기도 하다가, 앞으로 녀석이 커서 부모 속 썩힐것을 생각하면 무언가 우릴 괴롭힐 요량으로 이 곳에 온것 같기도 하다.
또하나, 결정적으로 녀석을 외계인으로 의심케하는 것은 녀석의 웅얼거림이다. 엄마 아빠가 옆에 있거나, 없거나 상관없이 녀석은 때만되면 - 주로 잠자기 전이나 엄마 아빠에게 안겨있을 때 - 무언가 알지못할 소리를 웅얼거리며 녀석의 고향별과 교신을 하는 것이다. 최근들어 녀석의 교신 횟수와 양이 많아진걸 보면, 그동안 정탐한 지구와 우리집의 상황을 정리, 보고하고 있는 듯 하다. (심지어 녀석은 자는 동안에도 입술을 이리저리 오물대며 신호를 보낸다.)
녀석이 살던 별에는 아마도 물이 부족했던것 같다. 엄마, 아빠가 물을 마시거나, 냉장고를 잠깐 열때 물병이 보이거나 하면, 녀석은 온 몸을 뻗쳐대며 그 물을 얻어내고야 만다. 한창 칭얼대며 떼를쓰다가도 목욕을 시킬 요량으로 목욕탕에 들어가기만 하면 환해지는 녀석의 표정도 아마 그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녀석의 몸 어딘가에 장착되어 있을 교신장치는 그리 성능이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두터운 벽이나 낮은 장소에서는 잘 교신이 되지 않는듯, 녀석은 엄마나 아빠만 보면 안아달라고 보챔으로써 교신이 잘되는 높은 위치에 올라가 있으려 한다. 아빠 목위에 올라타기를 가장 좋아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으로 여겨진다.
녀석이 늘 길죽한 물건들을 선호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일 것이다. 젓가락, 연필, 북 스틱, 목걸이 줄, 전화선, 기저귀 띠 까지, 녀석은 여러 물건들 중에서 항상 길죽하게 생긴 물건들을 집는데, 이는 교신을 위해 필요한 안테나의 기능을 위해 필요한 것일 게다.
무엇보다 녀석이 외계인임을 보여주는 가장 뚜렷한 특징은 녀석의 신체에 있다. 영화나 만화에서 보는 외계인처럼 녀석의 머리는 신체의 3분의 1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크다. 짧은 팔은 - 예전보다 좀더 자라긴 했지만 - 위로 뻗쳐 머리끝에 닿지 않으며, 다리는 우리 지구인들은 도저히 흉내내지 못할 각도로 유연하게 휘어져 녀석이 자기 발을 입에 넣을 수 있게한다.
말이 나온김에 말하자면, 녀석은 요즘 등을대고 누워 자신의 양 발을 손으로 잡거나 입에 넣고 빨거나 하는데, 아마도 이는 녀석의 신체 구조를 최대한 활용해 지구인을 교란시키기 위해서이거나, 상대적으로 딱딱한 지표면에 적응하기 위해 발을 단련시키고 있는 것이거나, 그도 아니면 무언가 긴급하게 다른 외계인들과 교신하는 녀석의 독특한 통신방법일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녀석의 행동을 주시해, 외계인 징후가 포착되면 보고하겠습니다.
푹 꼬꾸라지던 고개를 잠시 들고있는가 했더니, 다음날엔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사방을 둘러보게 되는가 하면, 손가락으로 바닥만 긁어대던 녀석이 어느새 온 집안을 기어다니며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두들기며 빨아대는 것이다. 더 극적인건 바로 전날 깍아주었던 손톱이 다음날이되면 2미리 이상 자라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상에 이 정도의 발달속도를 지닌 생명체가 있을까. 녀석은 혹 엄청난 속도로 자전하는 저 외계의 발달된 별에서 엄마의 뱃속으로 공간 이동해 태어난 것은 아닐까.(갖은 이변을 일으키는 녀석들에게 이 정도는 석상하나 만드는 것보다 쉬운 일일것이다.)
그렇다면, 녀석은 어떤 목적을 띠고 우리에게 태어났을까? 매일 매일 녀석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과 즐거움을 생각하면, 좋은 의도를 갖고있을것 같기도 하다가, 앞으로 녀석이 커서 부모 속 썩힐것을 생각하면 무언가 우릴 괴롭힐 요량으로 이 곳에 온것 같기도 하다.
또하나, 결정적으로 녀석을 외계인으로 의심케하는 것은 녀석의 웅얼거림이다. 엄마 아빠가 옆에 있거나, 없거나 상관없이 녀석은 때만되면 - 주로 잠자기 전이나 엄마 아빠에게 안겨있을 때 - 무언가 알지못할 소리를 웅얼거리며 녀석의 고향별과 교신을 하는 것이다. 최근들어 녀석의 교신 횟수와 양이 많아진걸 보면, 그동안 정탐한 지구와 우리집의 상황을 정리, 보고하고 있는 듯 하다. (심지어 녀석은 자는 동안에도 입술을 이리저리 오물대며 신호를 보낸다.)
녀석이 살던 별에는 아마도 물이 부족했던것 같다. 엄마, 아빠가 물을 마시거나, 냉장고를 잠깐 열때 물병이 보이거나 하면, 녀석은 온 몸을 뻗쳐대며 그 물을 얻어내고야 만다. 한창 칭얼대며 떼를쓰다가도 목욕을 시킬 요량으로 목욕탕에 들어가기만 하면 환해지는 녀석의 표정도 아마 그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녀석의 몸 어딘가에 장착되어 있을 교신장치는 그리 성능이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두터운 벽이나 낮은 장소에서는 잘 교신이 되지 않는듯, 녀석은 엄마나 아빠만 보면 안아달라고 보챔으로써 교신이 잘되는 높은 위치에 올라가 있으려 한다. 아빠 목위에 올라타기를 가장 좋아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으로 여겨진다.
녀석이 늘 길죽한 물건들을 선호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일 것이다. 젓가락, 연필, 북 스틱, 목걸이 줄, 전화선, 기저귀 띠 까지, 녀석은 여러 물건들 중에서 항상 길죽하게 생긴 물건들을 집는데, 이는 교신을 위해 필요한 안테나의 기능을 위해 필요한 것일 게다.
무엇보다 녀석이 외계인임을 보여주는 가장 뚜렷한 특징은 녀석의 신체에 있다. 영화나 만화에서 보는 외계인처럼 녀석의 머리는 신체의 3분의 1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크다. 짧은 팔은 - 예전보다 좀더 자라긴 했지만 - 위로 뻗쳐 머리끝에 닿지 않으며, 다리는 우리 지구인들은 도저히 흉내내지 못할 각도로 유연하게 휘어져 녀석이 자기 발을 입에 넣을 수 있게한다.
말이 나온김에 말하자면, 녀석은 요즘 등을대고 누워 자신의 양 발을 손으로 잡거나 입에 넣고 빨거나 하는데, 아마도 이는 녀석의 신체 구조를 최대한 활용해 지구인을 교란시키기 위해서이거나, 상대적으로 딱딱한 지표면에 적응하기 위해 발을 단련시키고 있는 것이거나, 그도 아니면 무언가 긴급하게 다른 외계인들과 교신하는 녀석의 독특한 통신방법일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녀석의 행동을 주시해, 외계인 징후가 포착되면 보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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