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dergarten

떼쓰는 아가 2000.8.17

김남시 2005. 10. 30. 04:24
아침에 눈을 뜨고 밥을 줄때까지 장난감을 들고 혼자 곧잘 놀곤하던 녀석이 요즘 떼를 쓰기 시작한다. 잠시라도 엄마, 아빠가 보이지 않으면 징징거리며 우는 소리를 내다가, 안거나 업어주어도 녀석이 원하는 것을 안들어주면 몸을 뒤로 제끼며 소리를 낸다. 복숭아건 과자건 이유식이건 밥이건 손에 쥐어주면 한동안 조용히 받아먹던 녀석이 이젠 자기가 원하던 것이 아니면 받으려 하지 않거나 집어던져 버린다.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엄마, 아빠가 아침에 집을 나설때 심하게 울어댄다는 것이다. 이전엔 별 관심을 두지않던 엄마,아빠의 부재가 녀석을 '고통스럽게 하는' 큰 요소로 작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녀석이 자신의 욕구를 세분화,구체화 시켜나갈수록 완전한 소통에의 욕구는 커질 것이다. 녀석이 지금 원하는 것이 컵인지, 숟가락인지, 복숭아인지 모르면 녀석의 옷과 방안은 더 지저분해 질것이며, 녀석이 지금 자고 싶은지, 배가 고픈지, 안아달라는 것인지, 놀고싶은 것인지 알지 못한다면 녀석의 욕구는 단순한 떼쓰기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기에 말이다.

 하버마스가 말하는 '상호작용에의 요구'가 이런 것이 아닐까? 인간은 노동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 할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소통과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적 존재감을 얻으려 한다는 원리는 아가의 경우에 가장 분명하게 적용되는 듯 하기 때문이다.

아가는 소통하지 않으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진다. 그러기 위해 녀석은 자신의 욕구를 엄마,아빠가 알아들을 수 있는 행동/언어로 표현하기를 배워야하고, 엄마,아빠가 들어줄 수 없는 욕구가 있다는 사실도 깨달아야 하리라. 자신의 어떤 욕구는 자신을 다치거나 아프게 할수도 있다는 사실과, 자신의 어떤 요구가 엄마, 아빠를 포함한 세상을 가장 기쁘게 하는지도 알아 나가야 하리라.

점점 다채롭게 확장되어 가는 녀석의 욕구가 철철 넘쳐 흐르는 시기, 아빠의 오랜 부재는 녀석에게 어떤 상처를 남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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