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모순으로 가득 찬 상품 상품의 사용가치는 구입 (교환)과 동시에 실현되지는 않는다. 그건 우리가 모든 물건들을 구입한 즉시 사용하고 소비해 버리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상품들은 지금 당장이 아니라 나중에 사용(소비)하기 위해 보관되기도 하고 (예를들어 나중에 먹기 위해 보관해 두는 라면, 쌀, 고기 등의 생필품), 또 .. 물건과 문화 2007.01.04
보험과 자본주의적 안심 인간은 „현존하지 않는 것,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들을 사유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다른 동물들이 이미 현존하고 있는 세계에 ‚적응’해 살아가는데 반해, 인간은 이 세계에 현존하지 않는 것들을 상상하고 꿈꿀 수 있음으로 해서 현존하는 세계를 바꾸고 변화시킬 수 있다. 그리.. 물건과 문화 2006.12.26
헤드폰과 유아론 그 어떤 다른 감각보다 소리는 외부 세계의 객관적 실재와 깊은 관련을 맺어왔다. 어떤 소리가 들린다는 건 곧 우리 주위에 저 소리를 발생시키는 어떤 물체 혹은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사실과 직접 연결되어 왔으며, 이를통해 소리는 시각이 그 힘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 – 어두움 혹은 다른 사.. 물건과 문화 2006.07.18
축구의 존재론 경기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축구장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들의 존재는 주심에게 달려있다. 주심에 의해 보여진 것이 비로소 그를 통해 자신의 존재성을 인정받는데 반해, 그가 보지못한 혹은 보지 않은 것들은, 그것이 아무리 수천명의 관중들에 의해 보여졌다 하더라도, 실재했던 것으로, 그리하여.. 물건과 문화 2006.07.01
서커스와 잃어버린 낙원 지난 가을 아이와 함께 서커스를 보고오다 문득, 저 서커스 천막 안의 공간은 잃버린 에덴동산에서의 삶을 재현하는 작은 현실의 파라다이스가 아닐까 생각했다. 사자, 코끼리, 호랑이 등의 맹수들이 인간의 명령에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불이 붙은 링을 뛰어넘고, 물개, 말, 원숭이, 개 들이 인간과 .. 물건과 문화 2005.08.31
데카르트와 흡연 경고문 베를린에 놀러온 사촌동생이 가져다 준 한국 담배갑에는 „건강을 해치는 담배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라는 점잖은 경고문이 써있다. 담배갑마다 적혀있는 저 경고문이 흡연자의 건강을 염려하는 담배회사의 친절한 배려의 소산이 아니라는 걸 고려하더라도 ‚어쩔수 없지 않느냐는 .. 물건과 문화 2005.08.03
섬머타임과 공모이론 오늘밤을 기해 유럽의 섬머타임이 해제된다. 말하자면, 내일부터의 시간은 오늘까지의 시간보다 한 시간씩이 더 빨라지는 거다. 어제까지의 아침 9시는 내일부터는 아침 8시가 되고, 어제 저녁의 7시는 내일 저녁 시간으로는 6시에 해당될 것이다. 유럽에 산지 벌써 몇년째가 접어들지만, 섬머타임이 시.. 물건과 문화 2004.11.01
롤러 코스트, 번지점프, 그리고 자본주의 아이를 데리고 Deutsche-amerikanisches Fest에 갔다가, 한국에서는 후름라이드라고 부르는 물위로 떠 다니는 뗏목같은 롤러 코스트를 탔다. 둥둥둥둥 서서히 타고있는 안에서는 끝이 보이지 않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가 갑자기 아래로 쏴아악 물을 튀기며 곤두박질 치는 부분에서 오래간만에 짜릿함을 맛보.. 물건과 문화 2004.07.31
화장실 유일하게, 정말 유일하게 누구에게라도 통보하거나 허락받지 않고 자신의 의지대로 필요한 때(그것도 자신이 결정한다)마다 갈 수 있는 곳. 화장실. 그 곳에 그렇게 갈 수 있는 권리.누구에게나 열려져있는 그래서 우린 잠시 보이지 않는 누군가를 찾을 때 가장 먼저 '아마 화장실 갔을 거야' 혹은 '화장.. 물건과 문화 2004.02.24
지하실 창고 새로 이사한 집에는 운좋게도 지하실에 창고가 딸려있다. 이사용 박스, 아직 아이가 타기엔 너무 큰 세발 자전거,여름에 창에거는 발,얻어온 작은 크리스마스 나무와 썰매 등 창고가 없어 방안 여기저기에 쌓아두었던 물건들을 그곳에 갔다넣었다. 지금 쓰지는 않으나 버릴 수는 없는, 혹은 그 쓰임을 .. 물건과 문화 2004.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