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과 문화

지하실 창고

김남시 2004. 2. 24. 06:23
새로 이사한 집에는 운좋게도 지하실에 창고가 딸려있다. 이사용 박스, 아직 아이가 타기엔 너무 큰 세발 자전거,여름에 창에거는 발,얻어온 작은 크리스마스 나무와 썰매 등 창고가 없어 방안 여기저기에 쌓아두었던 물건들을 그곳에 갔다넣었다.
   
  지금 쓰지는 않으나 버릴 수는 없는, 혹은 그 쓰임을 잠시 유예하고 있는 물건들을 보관하기 위한 창고. 그를통해 우리는 우리가 '살고있는' 공간을 '현재의 것'으로 채워놓을 수 있으며, 나중에, 언젠가 사용하게될 물건들을 위한 여분의 장소를 마련해 줄 수 있다.

 우리 모두의 삶에도 저런 창고 같은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 나였는지, 아내였는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아마도 내 삶의 창고에 너무 오래동안 잠겨있었기 때문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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