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배우는 아이 2000.7.18 요즘 녀석은 눈을 뜨자마자 몸 일으켜세우기를 연습한다. 배를깔고 팔과 다리를 이용하여 포복으로 기기만 하던 녀석이, 이젠 팔목과 다리를 이용해 몸을 일으켜세워 웅크린 자세를 취하고, 붙잡을 것이 있으면 다리를 세워 일어나려고 용을 쓴다. 혼자 일어나 앉기 위해선 엎드린 상태에서 두팔로 땅.. Kindergarten 2005.10.30
문지방을 넘는 아가 2000.7.1 아가가 문지방을 넘는다. 방안과 바깥을 구별해주던 문지방을 이젠 스윽 넘어 부엌으로 향한다. 문지방을 넘는다는건 경계를 넘는다는 거다. 그 경계를 스윽 넘어버림으로써 아가는 이 집안을 온통 자신의 구역으로 선포하였다. 이제 녀석이 가지못하는 곳은 없다. 문턱으로 나뉘어있건, 문지방에 의.. Kindergarten 2005.10.30
빅뱅과 무거운 아가 2000.6.29 우주가 무서운 속도로 팽창을 거듭하고 있다면, 그 속에 포함되어 있는 지구 전체 역시 그러할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지구상의 모든 사물과 그 위에 살고있는 모든 사람들, 우리집과 집안의 방, 방안의 물건들 모두가 빠른 속도로 함께 팽창하고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동시에, 함께 같은 속도로.. Kindergarten 2005.10.30
손빠는 아가 2000.6.24 아가가 계속 손을 빤다. 젖을 떼고 분유를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보이던 손빨기가 이젠, 자연스럽게 습관화 되었다. 가장 많이 손을 빨때는 잠자기 전이다. 아가가 양 손등으로 눈주위가 빨개질 정도로 눈을 비비대며 웅얼웅얼 알수없는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잘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리곤, 그때부터 .. Kindergarten 2005.10.30
아가 사용 설명서 2000.6.20 본 아가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1. 통통한 볼 2. 만지면 기분이 좋아지는 오동동한 다리 3. 입을 대고 바람을 불기 좋은 얇고 따뜻한 배 4. 한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오는 탄력있는 엉덩이 5. 손가락 하나로 튕길 수 있는 꼬물꼬물 발가락 6. 쉴새없이 꼼지락 거리는 간질간질 손가락 7. 무엇이든 .. Kindergarten 2005.10.30
한국 부모들의 비극적 딜레마 2000.6.14. 아가의 첫 분유를 결정할때 부터 우린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 들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분유는 근 10여종이 넘었고, 가격도 천차만별이었다. 그 중 어떤 걸 골라야 할 것인가? 신중해야 했다. 왜냐하면, 분유 회사마다 분유의 성분과 배합등이 다르기 때문에 한 번 먹이던 분유를 중간에 .. Kindergarten 2005.10.30
아가의 사색 2000.6.13. 오늘 아침, 방안에 보행기를 태워놓고 세수를 하고 돌아와보니, 녀석은 조용히 베란다 창 밖을 바라보면서 깊은 사색에 잠겨 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나의 기척을 깨닫은 녀석은 '할 수 없지 않느냐는 듯' 다시 예전의 얼굴을 하고 버둥거린다. 도대체, 녀석은 가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Kindergarten 2005.10.30
아가의 한판승 2000.6.5. 깔아놓은 이불위를 뒹굴고 다니던 녀석이 한 구석에 숨어있던 토끼인형을 발견, 잡아올렸다. 녀석이 평소 잘 갖고놀던 토끼를 안고 잠을 잘거라고 생각한 내게 녀석은 의외의 행동을 보여주었다. 우선, 녀석은 누운채로 토끼의 귀를 양쪽으로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얼마전부터 가능해진 양손을 이용.. Kindergarten 2005.10.30
내 삶의 일부는 2000-06-01 아가가 생기고 부터 우리의 생활은 급격한 변화를 겪어야 했다. 퇴근 후, 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거나, 영화를 보고, 세미나를 하곤 했던 시간에 난 되도록 일찍 집에 돌아가 아가를 맞아야 한다. 이런 사정은 공부하는 아내도 마찬가지이다. 밤늦게까지 연구실에서 책을 읽거나, 여가를 즐길 수 있.. Kindergarten 2005.10.30
보행기 2000-05-23 제몸 하나 가누지 못하던 녀석이 벌써 보행기를 타고 방안을 휘휘 돌아다닌다. 화장대 위 전화선을 물어뜯고 있는듯 했는데, 어느새 마루에 나와 모아둔 신문지를 뒤적거려 입에 넣는다. 제가 좋아하는 반짝거리는 종이를 보곤 쏜쌀같이 밀고오다 빨래 건조대에 머리를 찧고 울기도 한다. 오늘 아침엔 .. Kindergarten 2005.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