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적 인간

담배와 위안

김남시 2006. 2. 15. 00:22

 

그래도 난 아직 담배 한대를 피울 수 있다!  

 

 

담배가 갖는 위안은 니코틴이 내 허파를 통해 뇌에 작용하는 효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다.

 

담배가 우릴 위안 한다면 그건, 

 

이 세상에 대한 나의 모든 시도들이 좌절을 거듭하고, 나의 어떤 일도, 어떤 조치도, 어떤

 

행동도 더 이상 이 최종적 파산을 되돌이키지 못할때 조차도, 그래도 난 아직 담배를 피워 물을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최후의 '여분' 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남아있지 않다는 깨달음은, 얼마나 거대한 힘으로 우리 삶에의 의지를

 

박탈시키는가.  그때에도 담배는 내게 남아있는 한 가닥의 여분으로써, 내가 살아있는 동안

 

'할 수 있는' 그 무엇으로써, 이 세계 내에서 아직 내가 "향유할 수 있는" 삶의 한 조각으로써 남아있다.

 

  

자살을 꿈꾸는 사람들이 담배를 피워 문다면 그는 아직 이 삶의 한 조각에 미련을 갖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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