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적 인간

"노동을 거부하라" 판매 보고서

김남시 2010. 2. 7. 14:28

 

출판사에서 인세(판매) 보고서가 왔다. 내가 번역했던 <노동을 거부하라> (이후)에 대한 것이다.

2007년 11월 초판 1,500 부를 발행한 이래 2009년 말까지 약 2년 동안 채 1,000부도 다 팔리지 않았다.

2009년 1년 동안에 71 권이 팔렸다. (구입한 독자들에게 감사를!)

 

학교도 들어가기 전부터 임금받는 노동을 위해 밤을 새며 공부하고, 박터지게 경쟁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노동을 거부하라'는 책이 잘 팔릴리 만무하다. 그나마 있던 주 5일 근무조차 점점 유명무실해가는

현 상황에서, 모두가 노동을 하게 해달라고 기업과 국가와 지역 공동체에 청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느림과 여유에 대한 찬미가 순식간에 일자리를 없어지게 만드는 전 사회의 총체적 컨베이어 벨트 속에서 

'노동을 거부하라'는 목소리는 광폭한 사회 돌아가는 소리에 묻혀 전혀 들리지도 않는다.

 

이런 팔리지 않는 책도 꾸준히 찍어내고 관리해주는 출판사의 '노동'에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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