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적 인간

행복해보지 못한 사람은 행복할 수 없다.

김남시 2010. 3. 4. 02:29

 

우리의 삶을 이루는 어느 부분이라도, 그것을 다만 괴롭히는, 못살게 구는, 도무지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는 세상과 삶의 악의적 허위라고 여기는 삶에서 행복 느끼기란 힘들다. 행복이란, 득달한다고, 못살게 군다고 여기는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로운, 얻기힘든 어떤 시간과 장소에서만, 위태롭게 방해받고, 훼손될 줄타기 위에서, 숨죽이며 훔쳐먹는 케익처럼 불안한 행복일 것이다.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삶의 요구들을 내게 다가오는 도전으로, 강하게, 능력있게, 혹은 호위적으로 성장시켜 도전 이라고 생각하는 순간에야 비로소, 삶의 시간은 행복의 예감으로 차오른다아도르노가 어디선가 했던말 처럼, 행복해 보지 못한 사람은, 행복을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행복해지기 힘들다. 행복을 지금 순간 내게 들이닥치는 삶으로부터 조심스럽게 지켜내어야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그걸 맛보기 위해서는 우선 모든 적들 물리치고, 편안하고 안정된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긴다면, 그래서 행복을 맛보기 위해서는 도무지 행복하지 않은 불안, 압력, 공격과의 힘겨운, 불행한 투쟁이 선행되어야 한다면, 우린 결코 행복을 맛볼 없을 것이다. 아니, 행복이라 불리던 단지에 손가락을 넣어 꿀물을 맛보았다 하더라도 그것은 행복을 위해 치루어야 했던 그동안의 불행한 투쟁의 시간이 남겨놓은 메마르고 건조해진 혓바닥에서 자신의 달콤함을 발산시키지 못할 것이다.

 

행복은 내가 떠올리고 내게 떠올려지는 행복에의 기억이 아닐까?  과거 언젠가 행복하지 못했다면 지금 행복할 수 없고, 지금 행복하지 못하면 미래의 내가 기억할 행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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