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dergarten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2005.2.18

김남시 2005. 10. 30. 05:04
아이들을 다 유치원에 보내고 혼자 집에 있게되면 갖게되는 이 불편한 감정의 정체는 무엇인가? 아마도 그것은 내가 나의 내부와 외부를 구분짓는 경계짓기로 부터 기인한 것일 것이다. 내가 아이들과 함께 바깥에 나가 있을 때 나는 그들과 함께 이 낯선 땅에서 분투하며 싸우고 있는 동지가 된다. 그러나, 내가 집에서 책을 읽거나 일을 처리하고 두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동안은 난 저 어린 두 아이들을 낯설고 황량한 싸움터로 내 몰고 나 혼자 ‚안’에서 쉬고있는 늙은 아비가 된다. 이 집은 이 낯선 땅에서 분투하고 있는 우리 가족의 유일한 안식처다. 난 집에 들어옴으로써, 그 문 밖을 경계로 그어져있는 전장에서 한숨돌릴 수 있는 후방으로 후퇴한 것이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집에 데려옴으로써 난 저 힘겨운 전장에서 분투하던 아이들에게 드디어 휴식과 안정이 보장된 공간으로 후송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침에 다시 저 아이들을 유치원에 데려다 놓으면서, 난 저 어린 것들을 다시 전장으로 내몰고 있는 몰인정한 선임하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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