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dergarten

물건을 집어 던지는 아이 2003.12.28

김남시 2005. 10. 30. 04:57
„시와 진리“에서 괴테가 언급한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을 프로이드가 분석한 글을 읽다.

괴테는 자시의 글에서 3살무렵 자신의 부엌에서 접시와 냄비들을 창밖의 거리로 내던졌던 어린 시절의 기억에 대해 이야기했다. 프로이드는 자신이 진찰했던 환자의 어린 시절 기억과 다른 분석가의 분석체험으로부터 아이가 물건을 창밖으로 집어 던지는 것은 ‚황새가 창밖에서 부터 물어다 가져다 준’ 동생, 부모의 사랑을 다투어야 하는 경쟁상대를 그가 그로부터 온 ‚창밖’으로 되돌려보내는 행위를 상징한다고 해석해낸다.

둘째 동생이 태어났을때 첫째 아이가 보여주는 많은 ‚악행’들 중에서 창밖으로 물건을 던지는 행위는 대표적이다. 동생이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때, 배가 부른 어머니의 모습으로 부터 장차의 불행한 경쟁을 예감하는 아이들은 어떤 ‚무거운 물건들’을 창밖으로 던진다. 그건 꼬마 한스의 경우에도 등장했던 ‚무거운 짐을 실은 마차’의 상징이 곧 태아를 임신해 몸이 무거운 엄마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은이는 아직 누나로서 자신의 확고한 지위에 대한 확실성을 갖지도 못하고, 그렇지만 부모로부터는 누나로서의 성숙한 태도만을 요구받는 곤란한 위치에 처해있다. 그래서 녀석은 자신의 동생에게 어쩔땐 누나로서의 여유있는 베품을 보이다가도, 다른 땐 동생을 자신의 것을 빼앗아 가는 강탈자로 여겨 공격적이 된다. 이전엔 그러지않던 녀석이 가끔씩 별것도 아닌 일 앞에서 소리내어 징징 우는 흉내를 내거나 하는 것은, 그런 식으로 자신의 동생이 부모의 관심과 배려를 얻어내는 것을 본 까닭이다.

그리고 가끔씩 가은이 역시, 프로이드 식으로 보자면, 자신의 강력한 경쟁자이자 약탈자인 동생의 존재를 부정하려는 행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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