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dergarten

남동생의 출현 2002.11.11

김남시 2005. 10. 30. 04:48

10월 2일 남동생의 출산과 동시에 녀석은 누나가 되었다. 이전부터 잔뜩 불러온 엄마 배를 보며 "동생, 언제나와?" 하던 아이가 팔뚝만하게 태어난 동생이 꼼지락거리는 모습을 보고는 무척이나 신기로와 한다.


누워있는 갓난애 눈앞에 얼굴을 들이대고는 "동생, 누나야"라고 외치는가 하면, 주먹만한 얼굴에 이리저리 뽀뽀를 해댄다. 찾아온 몇몇 사람들에게 자랑스럽게 "가은이 동생이야, 가은이 누나됐어"라고 외치는 녀석의 자긍심에는 한편, 자신의 자리를 차지하고 나설 작은 동생에 대한 불편한 심려에 대한 보상심리가 자리잡고 있다. 이제 녀석은 자신의 차례가 지나버린 모든 일들에 저 작은 동생이 등장하게 되는 걸 목격할 것이고,이젠엔 온전히 자신의 몫이던 엄마,아빠의 관심이 저 작은 경쟁자에게 분산되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남동생의 등장과 더불어 생겨난 지위와 위상의 급격한 변화는 아이에게 새롭게 극복해야할 과제를 제기할 것이며, 그건 또한 상실과 성숙의 과정을 동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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