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dergarten

말과 자기주장 욕구 2002.2.10

김남시 2005. 10. 30. 04:41
말에 대한 욕구는 '자기주장'의 욕구와 통한다. 말을 통해 구체화, 세분화 시켜 표현하지 못하던 자신의 욕구를 아이는 점점 더 강하게 주장하기 시작한다. 말을 매우기 이전에 아직 구체적으로 모습을 갖추지 못하던 아이의 욕구는 말과 더불어 구체화되고, 그 말을 통해 촉발되며, 말을 통해 해소되기도 한다.

언어화되지 못했던 욕구, 감정의 덩어리가 말을 배우기 이전에 먼저 존재했었다기 보다는, 말을 배움을 통해 그 욕구와 감정은 그 사회적 성격을 띠어간다. 아이는 말로 표현될수 있는 자신의 욕구가, 그 말로 표현될수 있다는 바로 그 사실을 통해, 사회적으로 통용될수 있다는 것을 배우고, 그를통해 자신의 그 욕구가 사회적으로 승인받기를 원한다.

말을 통해 사회적으로 승인받게된 욕구는 아이의 불분명하고 무목적적이었던 저 욕구덩어리에 점차 목적지향적이고 사회적인 성격을 부여하며, 그를통해 그 욕구는 점점 상호주관적 성격을 띠어갈 것이다.
표현될수 없는 욕구, 혹은 말을 통해 드러나지 못하는 감정, 혹은 욕구는 사회적으로 승인받지 못한 욕구나 감정에 다름아니며, 이것이 우리로 하여금 욕구, 감정을 드러내기에 불충분한 언어적 표현의 한계에 대해 말하게 한다.

프로이드가 말하던 정신분석적 대화의 치료적, 해방적 효과는 이와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말을 통해 사회적 성격을 띠게된 아이의 욕구는 욕구의 억압이냐 아니면 승인받은 해소냐에 따라 아이의 이후의 정신세계를 지배할 것이다. 해소되지 못한 욕구가, 그리하여 말을 통해 사회적 승인을 받지못한 욕구가 프로이드의 말처럼, 무의식적 장애로 작용한다면, 말을 통해 자기를 드러내려는 아이의 저 강인한 욕구는 욕구의 무의식적 억압을 통한 장애를 극복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이러한 이유에서라도, 아이에게 보다 많은 말을 시키고, 많을 말을 하게만들고, 그를통해 보다 많이,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게 하는것이 중요하다. 또한 바로 이러한 점에서 우리 아이는 어쩌면 조금은 불리한 입장에 처해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유치원에선 독일어로, 집에선 한국어라는 두개의 언어로 자신을 드러내는 법을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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