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dergarten

아가의 한판승 2000.6.5.

김남시 2005. 10. 30. 04:17
깔아놓은 이불위를 뒹굴고 다니던 녀석이 한 구석에 숨어있던 토끼인형을 발견, 잡아올렸다. 녀석이 평소 잘 갖고놀던 토끼를 안고 잠을 잘거라고 생각한 내게 녀석은 의외의 행동을 보여주었다.

우선, 녀석은 누운채로 토끼의 귀를 양쪽으로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얼마전부터 가능해진 양손을 이용한 공격이었다. 토끼 귀를 잡고 엎드려 토끼 머리를 땅에다 찧어대더니 다시 누워, 한 손으로 토끼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론 주먹을 만들어 토끼의 배를 강타하기 시작하였다. 그래도, 미진하다고 여긴 녀석은 토끼의 귀와 발을 물어뜯기 시작하였다. 그리곤 최후의 공격 - 이건 내게도 가끔 써먹는 가장 치명적인 공격 중의 하나로 - 으로 녀석은 토끼얼굴에 '침 바르기'를 시도하는 것이었다.

아마도, 아가는 얼마전 사라진 포도 치아 발육기를 토끼가 감춘것이라고 여기는 것이 틀림없다. 엄마가 읽어준 동화책 중에 그런 짓을 하는 토끼 이야기가 나온적이 있었으니까...

 근 20여분에 걸쳐 토끼와 씨름하며 방안을 이리저리 굴러다니다, 과연, 이불 밑에 깔려있던 포도 치아발육기가 발견되었다. 녀석의 의기양양함...

난, 녀석의 과격함에 책임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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