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아이와
함께
서커스를
보고오다
문득,
저
서커스
천막
안의
공간은
잃버린
에덴동산에서의
삶을
재현하는
작은
현실의
파라다이스가
아닐까
생각했다.
사자,
코끼리,
호랑이
등의
맹수들이
인간의
명령에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불이
붙은
링을
뛰어넘고,
물개,
말,
원숭이,
개
들이
인간과
함께
공놀이를
하던
아담과
하와의
세계.
거기서
인간은,
원죄를
짓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된
자신
육체의
모든
무게를
잊은
채
공중을
날아다니고,
가볍게
외줄에서
자전거를
타며,
땅으로,
땅으로
우릴
끌어
당기는
저
중력의
강제에서
벗어난
육체의
가능성을
시연해
보인다.
서커스가
주는
저
멜랑코리적
향수는
어쩌면,
저
검은
서커스
천막
바깥의
세계에선
더이상
통용되지
않는,
인간이
잃어버린
낙원에
대한
상기에서부터
나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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