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dergarten

나이

김남시 2009. 6. 28. 19:17

 성인의 나이를 훨씬 지난 자식들을 아직도 보살피고, 챙겨주고 데리고 다니려고 하는 부모가 

깨닫지 못하는 건 자식들이 그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이 아니다. 

 

부모는 자식들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이제 그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이제는  자신의 나이가 아이들을 보살피고,

챙겨주고, 데리고 다닐 때를 훌쩍 넘어버렸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부모로부터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독립하려는 자식들은, 그들이 그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을 부모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먼저, 당신들이 그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어야 한다.

 

아직 학교에서 데리고 오고, 음악학교에 데리고 가고, 밥을 챙겨 먹이고 도시락을 싸주는 우리 아이들에 대한

나의 관계는, 언젠가 내가 '이제는 그만큼 나이를 먹었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는 좀처럼 바뀌지 않을 것이다.

타인 - 결국, 자식들이란 타인이 아니라면 무언인가? - 에 대한 나의 관계는, 타인의 변화에서가 아니라

나 자신의 변화에 대한 인식에 의해서만 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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