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dergarten

호칭과 탈 주술화

김남시 2008. 3. 19. 06:16

 

초등학교 3학년인 아이가 독일 학교에서 치룬 성교육 문제지를 받아왔다. 그를 보고 나서야 알게된 사실이지만, 시험은 남자와 여자의 기관을 구성하고 있는 신체 부위들의 정확한 명칭을  써넣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남자 성기관의 경우엔 정자가 이동하는 경로와 소변이 유출되는 경로를 서로 다른 색깔로 구별해 칠하는 문제가 추가되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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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는 번도 가르쳐 적이 없는 남녀 생식기의 상세한 명칭들을 틀리지 않고 맞게 것을 보면 학교 성교육 시간에 그에대해 제대로 배웠다는 것을 있었다. 성기관을 이루는 기관들을 서로 다른 색깔로 구분하고 있다는 것은 나아가 명칭 뿐만 아니라 그것들의 형태와 각각의 기능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학습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페니스 페니스라 부르지 못하고,  고추“, „물건  나아가 거시기등의 그리 창조적이지도 못한 환유나 대명사를 통해 회피하면서지칭하는데 익숙해왔던 우리에겐, 이제 남자와 여자의 육체적 차이를 지각하고, 그것이 예견 혹은 추측하게 하는 Sexuality 문제에 호기심과 부끄러움이 뒤섞인 열정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무리없이 이런 교육을 시킬 있었던 독일 선생님 (Frau  Alt) 능력이 감탄스러웠다.

 

신화적 전통 속에서 경외나 공포를 유발시키는 대상을 그것의 원래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그를통해 대상에 대한 심리적 불안을 극복하고 그를 물리치는 행위로 묘사되어왔다. 그의 진짜 이름을 알아내 외쳐야만 물리칠 있는 악마의 모티브는 다양하게 변용된 모습으로 많은 설화나 동화에 등장하는데, 모티브는 나아가 환자가 자신의 삶을 지배하던 감추어진 무의식적 욕망을 그것의 원래의 이름으로 언어화시켜 부를 있어야만 비로소 치료가 이루어지는 정신분석에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환유나 대명사를 통해 그를 제대로 호칭하기를 회피해 왔던 남녀의 생식기를 해부학적 객관성으로 똑바로호칭하는 것을 배운다는 , 이러한 점에서 성의 문제들을 막연한 불안과 미스터리컬한 아우라를 통해 마법화시키는 대신 주술화, 마법화시키는 방식으로 다루는 출발일 것이다. 자신이 아닌 것을 통해 자신을 대변하는 환유나 은유로 도주하는 대신 자신의 원래 이름으로 분명하게 호칭된 -  바로 , 말이야!“ -   /녀의 생식기는 그를 배우는 아이에게 공포나 회피, 불결과 불경의 대상이 아니라 손가락과 손톱, 이빨과 혓바닥 등과 다를 없는 자신 육체의 떳떳한 부분으로 받아들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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