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dergarten

학교에 가는 아이

김남시 2008. 9. 8. 19:38

지난 토요일 입학식을 치루고, 오늘 우노는 처음으로 학교에 갔다. 아직도 잠을 때면 아기 때부터 가지고 있던 수건을 끌어안고 엄지 손가락을 빠는 아이를, 아침 8 5분에 시작하는 1교시 수업 독일어! – 위해 교실에 데려다 놓았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마다 그렇듯 녀석은 긴장된 빛으로 선생님과 다른 아이들을 관찰하느라  지내라는 작은 인사말도 듣지 못했다.    

 

<아동의 탄생>에서 아리에스가 이야기했듯이 학교의 출현은 작은 어른으로써 어른의 세계에 통합되어 함께 살아오던 아이들을 그로부터 결정적으로 분리시키는 출발점이었다. 학교가 생겨나기 전까지 아이들이 집에서 부모가 하는 일을 도우면서 부모와 동일한 공간에서 공동의 삶의 시간을 살아왔다면, 학교가 생겨남으로써 아이들은 부모의 직업 생활과는 독립된 공간에서, 부모의 삶의 시간과는 분리된 그들만의 배움의 시간 보낸다. 학교가 생겨나기 전까지 아이들이 그를통해 거의 예외없이 부모의 직업과 삶의 방식을 이어 받았었다면, 이제 학교라는 독립된 공간에서 부모의 삶과 분리된 시간을 가지게 되는 아이들은 속에서 부모의 것과는 다른 삶의 가능성을 선택하고 준비한다. 그를통해 부모에게 아이는 이상 자신이 하는 일을  도와주는 조수이자, 직업을 물려받을 도제가 아니라 나중에 무엇을 하며 어떤 직업을 선택해 살게될 규정할 없는 미지의 존재가 된다.  어른들의 세계와 어른들의 삶의 시간으로부터 아이들을 떼어 놓음으로써 학교는 소위 교육의 시간이라는, 그전까지 인류가 알지 못했던, 원리적으로 모든 미래의 가능성을 향해 열려있는 독특한 삶의 시간을 만들어 내었고, 그를통해 아이의 미래의 삶에 대한 부모의 영향력은 결정적으로 상실되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은, 그래서 나중에 무엇이 될지 모르는아이의 가능성을 향해 아이를 부모의 삶의 공간과 시간으로부터 떼어 놓는 것이다.  그것은 나와는 전혀 다른 직업을,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의 가능성을 선택해 살아갈 타자로써의 길을 아이에게 내어주는 것이다. (아이를 타자 규정하는 철학이 생겨날 있었던 사회적 조건은 학교의 출현과 관계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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