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시스템에 대한 믿음 2000.11.29

범죄자에게 15년형을 구형하는판사는 그를수감시키고 재판하고 관리할수 있는 국가제도가 최소한15년 이상 건재하리라는걸 확신하지 않으면 안된다.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추진하는 정치가는 최소한 자신의 권력과 그를통해 유지되는 현 국가체제가 최소한 5년이상 지속되리라는 것을 믿지 않으면 안된다.

 영화 넘버3에서 마동탁 검사는, 자신을 죽이려는 깡패에게 이렇게 말한다.  '대한민국의 검사가2000이 넘어, 매년 200명씩 새로 뽑히고있고, 나하나 죽더라도 언젠가 너흰 다 끝장나게 되어있어.'  그 는 대한민국의 사법제도와 그를 운영하는 치안 체제가 자신이 죽은후에도 지속하리라는 굳은 신념을 지니고 있다.

15년짜리 장기 정기예금을 붇고있는 주부는 최소한 그 은행이 향후 15년간 자신이 꼬박꼬박 떼어모은 돈을 관리해줄수 있으리라 믿는다. 생명보험에 가입해 있는 가장은 최소한 자기가 죽기 전까지 그보험회사가 자신이납부한 보험금을 관리하며, 나아가 자신이 죽고나서도 가족들에게 자신의 생명의  댓가로 자신이 납부한 보험료를  지불할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도대체 이런 믿음들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나, 개인으로서의 내가 사라지더라도 계속 건재할 '사회' , 그 유적 시스템에 대한 믿음 ...

자본주의는 민주주의는 어쩌면 이런 믿음을 전제로 한다.  자신의 돈이 저 완벽한 순환을 거쳐 이윤과 더불어 되돌아오리라는 믿음없이 투자는 불가능할테니...  

사회 ,  혹은  역사의 지속에 대한 믿음...

혁명을 위해, 혹은 종교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자, 전쟁을 위해 혹은 이데올로기를 위해 개인을 포기할수 있게하는 저 보편에 대한 확신과 신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