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dergarten

손빠는 아가 2000.6.24

김남시 2005. 10. 30. 04:20
아가가 계속 손을 빤다. 젖을 떼고 분유를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보이던 손빨기가 이젠, 자연스럽게 습관화 되었다.

가장 많이 손을 빨때는 잠자기 전이다. 아가가 양 손등으로 눈주위가 빨개질 정도로 눈을 비비대며 웅얼웅얼 알수없는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잘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리곤, 그때부터 잠들때까지 손가락을 빤다.

손가락을 빨면, 이빨이 제대로 자라지 않고, 심한 경우 이빨 사이가 벌어질수 있다는 말에 손가락 대신 다른 것들을 입에 물려보지만, 이미 졸립기 시작한 녀석에겐 가장 다루기 쉬운 손가락만한 대용물은 없는 듯했다.

아내와 다투고 출근한 하루, 난 멍한 상태로 컴퓨터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같이 근무하는 동료가 들어와 보곤 한마디, '형, 손 빨고 있어요?'

잠들기 전, 아가의 심정을 알것 같았다. 녀석은 잠때문에 세상과, 녀석이 좋아하는 노란 곰돌이와 딱정벌레 아저씨, 녀석의 자가용인 보행기, 빙글빙글 머리 위에서 돌아가는 모빌, 그리고 엄아, 아빠와 잠시라도 헤어지는게 그렇게 불안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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