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적 인간

쇼핑몰에서

김남시 2009. 7. 27. 23:56


한국인들에게 쇼핑은, 알코올 중독자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손에 잡는 술과도 같다. 풍요로움’, 무엇이든, 어떤 것이든 존재하는 쇼핑몰에서, 마트에서 우리는 우리가 쇼핑 카트에 주워담는 양의 물건들 만큼, 물건들이 우리에게 약속하는 어떤 지금과는 다른 시간 대한 경험의 기대만큼 현재를 견딜 있다. 많은 서비스, 맛있는 음식에 대한 우리의 요구는 우리를 오랫동안, 세게 취하게 해주는, 그래서 현재의 시간을 오랫동안 견디게 해주는, 도수높은 알코올에 대한 요구와도 같다. 마트 안에서, 원리적으로 완전히 우리에게 개방되어 있는’, 아니 아예 치마를 들어올리며 우리를 유혹하고 있는 모든 상품들의 유곽 속에서 우린 행복하다. 상품들이 계산대를 거쳐 트렁크로, 집으로, 결국 우리의 속으로 소화되고,  위에 걸쳐져 소비되고 , 우리의 카드 명세서에 청구되어 나올 상품들의 화대를 위해 야근을 하고, 주말 근무를 하고, 또 녹초가 되도록 술을 마셔야 할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