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나온 책

슬로터다익, "그대는 그대의 삶을 바꿔야만 합니다."

김남시 2009. 4. 13. 01:28




릴케의 <고대 아폴로 토르소>에서 빌어온 것이 아니었다면,  이 책의 제목은, 사람들에게 '바람직한' '지향해야할'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설득하려던 의무를 이미 오래전에 포기한 인문학 서적의 제목으로는 지나치게 진부하거나, 아니면 인위적으로 도발적이라고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의 저자가 현재 독일 인문학자들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현실에 대한 철학적 진단과 비판을 내어 놓고있는 슬로터다익이 아니었다면 이 책은 출판과 동시에 서점 판매대에선 사라져버렸을 것이다. 슬로터다익에게 오늘날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 혹은 '늑대가 온다'며 다만 그에대해 떠들고만 있는 - 위기는 그에 대한 단기적 처방과 진단들 - 국가에 의한 은행, 기업 지원, 소비 장려, 단기적 생계지원 등 - 로는 극복될 수 없는 치명적 위기이자,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제야말로 비로소 우리 모두의 생존의 전망을 열어줄 '글로벌한 면역시스템' 건설에 나아가게 할 기회이기도 하다. 그를위해 필요한 것은 "낭비 경제"와 가치와 현실의 '소모'에 근거하고 있는 현재의 자본주의적 경제 대신, 자본주의적 대량화와 이윤 추구 문화를 위해 우리가 내던져버렸던 고대의 '연습문화 Uebungskultur" 이다. 니체가 "초인" 개념을 통해 부활시키려 했던, "스스로의 극복을 통해 이루어지는 자기 개선", Homo Artista로서의 인간 규정을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로 확장시킴으로써 "공동 면역주의 Ko-Immunismus" 건설을 위해 애쓰는 것이다. 그를위해선 세계에 대한 "냉소적" 태도와 "순진한" 태도 양자 모두를 극복하는 "그대의 삶을 바꾸는" 전환이 필요하다. 


Peter Sloterdijk, Du musst dein Leben ändern. Suhrkamp Verlag KG
März 2009 - gebunden - 723 Sei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