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책을 정리하다 사 놓고서 읽지 않은 수많은 책들을 ‘처리’했다. 읽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읽지 않을 것 같은 책은 기증이나 판매할 책 무더기로 보내고, 그래도 읽어볼 여지가 있다고 여겨지는 책들은 책장에 정리했다. 읽어봐야겠다고 분류된 책 중 미시마 유키오의 이 있었다. 충분히 한국어화되지 않은 번역투가 계속 거슬리나, 몇몇 일본 작가들의 책에서 느껴지는 급진성이 날 끌었다. 그의 ”반혁명 선언“은 무엇보다 공산주의/사회주의 운동에 대한 급진적 비판을 담고 있다. 공산주의의 인터내셔널리즘이 ‘더 좋은 미래 사회’를 내세우며 파괴, 해체, 전복하려고 하는 자국[일본]의 문화, 역사, 전통을 지키려 한다는 점에서 그는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그 보수성은 ”파리가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