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여년전 우린 불안과 긴장으로 잔뜩 굳어진 얼굴을 한 채, 종로에서, 광화문에서
그리고 명동의 인파 속에서 보이지 않게 서성거리다, 누군가 하늘을 향해 팔을 내지르며
외치는 "독재정권 타도하자" 라는 구호를 신호로 거리로, 도로로 뛰어들기를 가슴 조리며
기다렸었다. 어떤 땐 '가투'가 예정된 거리를 우리보다 먼저 와 있는 전투경찰들이 점거하고 있기도 했다.
2009 년 마이클 잭슨을 추모하는 플래시 몹. 한국의 젊은이들은 긴장과 기대감으로 들뜬 얼굴을 한 채
광화문에서, 회화동에서 그리고 마로니에 공원의 인파 속에 묻혀 서성거리다, 누군가 멋진 제스쳐로
동을 뜨는 걸 신호로, 거리에서 도로에서 수백명이 함께 춤을 추는 저 진귀한 체험을 위해 가슴조리며
기다리고 있었다. 예상치 못하게 이루어져야 할 '플래시 몹'의 정보를 알아차린 카메라들은 그들보다
먼저 와 그 거리를 점거하고 있었다.
아, 이들은 얼마나 자유로운가, 이들이 느꼈을 저 작은 해방감은 또 얼마나 10여년전의 그것과 닮아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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