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베를린

곧샥과 마르셀 라이히 라키니

김남시 2008. 11. 21. 19:17


마르셀 라이히 라키니의 TV 상 수상 거부로 시작된 것이 이후 독일의 공공영역 내에서 계속 변주되어서 수용되고,

변화되고, 다른 요소들과 결합해 발전되어 나가는 가를 관찰하는 게 흥미로운 단계에 도달하였다.

그건 모두 독일의 방송사, 신문사, 미디어들의 의도적인 연출이었을까? 아니면 이들은 어떤 식으로든

대중적, 공공적 관심을 얻게된 한 문제제기를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 나가는데 어떤 지적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어쨋든 이번엔 지난번 마르셀 라이히 라키니가 수상을 거부하던 시상식 사회를 보았던 Thomas Gottschalk이

이 변주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는 독일의 유명한 퀴즈 프로그램 "누가 백만장자가 될 것인가 Wer wird Millionaer?" 에

특별 게스트로 출연해 최고 상금인 백만유로를 받게 되었다. (물론 평소엔 일반인들이 출연한다. 곧샥은 특별 게스트로

여기서 받은 상금을 불우 아동들을 돕는데 사용한다는 명분으로 출연한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여기에서 이루어진 곧샥과 마르셀 라이히 라키니의 접촉이다. 그 문제만 맞히면 백만 유로를 따게되는

마지막 문제는 카프카에 관한 것이었다. 카프카가 1923년, 그러니까 죽기 1년전 마지막으로 사귀었던 여인은 누구인가?

A: Dora Diamant, B: Sarah Saphir, C: Rita Rubin, D: Olga Opal.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이 퀴즈프로그램에도 소위 조커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곧 해당자가 그 문제에

답을 알지 못하면, 예를들어 그를 알만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서 물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곧샥이 누구에게

전화를 걸었을까? 바로, 문학 비평가 마르셀 라이히 라키니였다. 지난번 시상식 사건이 있던 날 88살의 마르셀 라이히 라키니는

곧샥에게 앞으로 서로 'Du (너)'라고 부르자고 제안했었다. 그리고 당연히 그는 위 질문에 대한 답을 알고 있었다. Dora Diamant.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사회자와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문학 비평가 사이에, 그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혹은 연출되는?)

사회적, 문화적 사건들, 그것들이 벌여내는 담론들은 묘한 방식으로 서로 서로 영향을 끼치며 작용하고 있다. TV가

대중의 교양적,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비판하던 마르셀 라이히 라키니는 유명한 TV  사회자 곧샥과 또

가장 유명한 TV 퀴즈 프로그램 "누가 백만장자가 될 것인가"를 통해, 이렇게 대중 TV의, 가장 대중적인 시간과 장소에

또 한 번 출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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