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nst

공공 공간은 얼마나 공공의 것인가?

김남시 2011. 1. 7. 21:59

 

 

 

 

체코의 예술가 그룹 Epos 257 은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공공장소 한 복판에 50 평방미터에 달하는 구조물을 설치하였다.

모두의 것이어야 할 공공 공간이 그렇게 임의로 점유되었는데도 시민들은 별 문제제기 없이 그곳을 피해서 걸어다니며

생활을 계속하였다. 몇몇 사람들은 누가, 어떤 목적으로 그런 것을 설치했는지 궁금해했지만 그것도 잠시동안 일뿐이었다.

그렇게 임의로 점유된 공공 공간은 54일 동안, 이를 설치했던 예술가 그룹이 직접 관할 관청에 문의할때까지도 그대로

놓여있었다. 공공 공간은 얼마나 공공의 것인가? 원리적으로 우리 모두의 것임을 의미하는 '공공공간'의 공공성은

정말 현실 속에서 실현될 수 있는 것인가? 공공의 것이란 그 누구의 것도 아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가? 공공공간이란

그저 하나의 신화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매일 도시의 거리를 이용하는 우리는 그 곳에서 자유롭다고 느끼지만, 정말로

우리는 자유로운 것일까?  

 

거리로 나와있는 가판대와 지나가는 모두를 향한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소리들.... 공공공간에 대한 이러한

사적 점유를 당연하듯이 감수하며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시민들에게 이런 질문들은 너무 낯선 것일까?